1. 개요

골반은 두개의 무명골(innominate bone), 천골(sacrum, 엉치뼈), 미골(COCCYX, 꼬리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3개의 골은 앞에서는 치골결합(symphisys pubis)이라는 연골로 연결되고, 뒤쪽 양측에는 매우 강한 인대로 연결된 관절에 의해 골반 고리(pelvic ring)를 이룹니다.
골반은 방광, 요도, 대장의 일부, 주요 동맥, 신경 다발, 자궁, 난소 등 중요한 내부 구조물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골반골의 골절은 다른 부분의 골절에 비해 드물지만(약 3%) 교통사고, 추락사고, 낙반사고와 같은 큰 외력에 의해 일어나므로 흔히 비구라고 하는 고관절 지붕 부위의 골절을 동반하고 골반 고리의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골반 골절에서는 골반 내 중요 장기의 동반 손상 빈도가 높고 그 정도가 심하므로 사망률도 높고, 타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습니다. 또한 부러진 뼈 조각을 맞추어 고정하는 것도 힘들고 골반 고리의 안정회복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원인,병태 생리

골반골의 골절은 원인이 된 외력의 크기에 따라 작은 외력골절과 큰 외력 골절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해부학적으로는 비구(고관절의 지붕 부위)골절을 동반하지 않은 골절과 비구골절을 동반한 골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작은 외력 골절은 노년층에서의 낙상, 또는 골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기의 골 성장 부위가 당기는 힘에 의해 골절 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운동 손상이나 자전거 사고 시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작은 에너지 골절에서는 골반 고리를 구성하는 각각의 뼈의 골절은 있지만 골반 고리의 안정은 유지됩니다.
큰 외력 골절은 교통사고나 낙반사고, 추락사고와 같은 커다란 외력에 의한 손상 시 골반환의 두 군데 이상이 골절되어 안정을 잃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연부 조직과 내부 장기의 심각한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진단

정확한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가 진단에 필수적입니다. 환자의 의식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본인 또는 목격자 등으로부터 가능한 정보를 모두 얻어야 합니다.
동반 손상으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적인 외상 응급처치인 기도 유지, 지혈, 쇼크처치 등을 우선 실시해야 하며 전신 진찰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골반 골절에 대한 검사는 주로 촉진(만져서 하는 진단)을 하는데 양쪽 골반골 앞에 튀어나온 부위를 안팎으로 움직여 보아 골반의 회전 불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검사 : 골반골의 전후면 사진과 사면상(비스듬히 찍는 사진), 입구상, 출구상을 촬영해야 하며 이외에 컴퓨터전산화 단층촬영은 골반의 횡단면의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골절의 양상을 더욱 정확히 알 수 있으며 삼차원 재구성으로 골절의 양상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골반 내 장기의 손상여부와 장기 뒤에 있는 복막 뒤에 출혈의 유무 및 정도까지 알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므로 골반 골절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검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4. 합병증

주요 합병증으로는 사망, 부정유합(뼈가 어긋난 채 유합된 경우), 지속적인 요통이나 둔부통증, 외상성 관절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사망률은 10~20%에 이르며 이중 50%이상이 골절 자체에 의한 것이고 그 원인은 대부분 출혈로 인한 것입니다.
골반 골의 부정 유합은 골반의 변형으로 인한 다리 길이 차이와 앉은 자세의 불안정, 하지 자세의 변화 및 운동 범위의 제한을 초래하며 요통이나 둔부 통증의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5. 치료

골반 골절의 치료방법 및 시기는 골절의 양상 이외에도 동반손상 등으로 인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골반 고리의 손상이 없는 골절이나 골반 고리의 손상은 있으나 금만 가 있는 골절의 경우 대개 침상 안정 등 보존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골반 고리에 손상이 있고 뼈가 어긋난 경우에는 일단 보존적 방법으로 뼈를 맞추어 보고, 뼈가 잘 맞지 않고 심각한 다리 길이의 차이 및 하지의 운동제한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요하게 됩니다.
수술 고정방법에는 체외 골 고정 방법과 내 고정 방법이 있습니다. 수술의 시행여부나 시기의 결정에는 환자의 상태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골반 골 및 비구(고관절의 지붕 부위)의 골절은 상당히 큰 외력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50% 정도에서 신체 다른 부위나 골반내 장기의 손상이 동반되며 이들은 주요 사망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골절 자체의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중 출혈은 사망원인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골반 골 골절이 있는 경우 그 골절 면으로부터 대개 500cc이상의 출혈이 있으며 많게는 3000cc 이상의 출혈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골반 골 골절환자의 경우 다른 장기의 손상이나 주요 혈관 손상 없이 골절 자체만으로도 쇼크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부러진 뼈를 빨리 맞추어 고정하는 것이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며 흘러나온 피떡의 압박으로 지혈이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